안녕하세요. 벤투작 입니다. 현역에서 생각지도 않게 50대 초반에 퇴직하고 우여곡절 끝에 재취업을 하였습니다. 오늘은 재취업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50대 재취업도 수습기간이 있습니다. 수습이 끝나려면 2개월 더 있어야 합니다. 아직은 지금 다니는 직장에 확정이라고 말하기는 이른 단계이지만 나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1. 호칭이 달라졌다.
지금 일하는 팀에는 저를 포함한 4명의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본사는 따로 있고 지점별로 파견을 가는 파견직원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현업에서 근무할 때는 회사명을 들으면 '아 그곳'하는 곳에서 '차장' 직급으로 근무를 했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 이야기지만 저는 그것을 과거 일이며 지금의 저와는 격리시켰습니다. 물론 쉽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재취업 첫날, 저는 과거의 나와 이별을 했다고 믿었지만 제이름이 불려질 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이곳은 나이가 있거나 경력절단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은 관계로 이름 뒤에 '씨'를 붙여서 불러야 하는 규정이 있어 그나마 완전히 나락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2. 적응할 수 있는지 며칠 일하고
입사지원했을 때 지금의 팀을 관리하는 관리자분께서 하신 말입니다. '적응할 수 있는지 일주일 일당으로 일하고 적응하면 수습으로 계약합니다.' 지금 보면 이 말이 이해가 됩니다. 다른 팀은 적응을 못하고 그날 그만두거나 며칠 보이다가 안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다른 더 좋은 곳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을 첫날에는 열두 번은 한 것 같습니다. 어찌어찌 일주일 지나고 수습계약 하고 한 달이 지나고 난 지금도 문득문득 한 번씩은 갈등을 합니다. 완전히 적응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월급액이 줄었다.
일주일 적응하는 동안 일급을 받았습니다. 일용직일을 하시는 분들의 일당액을 아시나요? 일당액은 일의 강도, 시간, 요일,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12만 원을 받았습니다. 9시간 근무에 12만 원 일용직일을 다니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금액도 나쁜 금액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일당액은 세금이나 보험료, 퇴직금 적립 같은 금액이 미포함되어 직원의 하루 임금보다 높습니다. 그렇다고 순수하게 수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력사무소에서 일자리를 알선받으려면 월회비를 내야 합니다. 혹 미가입 회원은 일당 액의 최대 10프로의 수수료가 있고, 매일매일 일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직원임금 보다 높습니다.
적응기간 일주일이 지나고 수습 계약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계약서상의 급여를 보니 예전에 받던 급여에서 40프로 정도 줄었습니다. 한 번에 이 정도까지 줄어버릴 줄은 퇴사를 할 때는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 급여는 40프로 줄었지만 매출 및 실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 집에서 버스 타고 10~15분이면 도착하니 출퇴근에 시달릴 필요 없다.
- 현장직이라 중대한 사고만 내지 않으면 정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 65세가 넘었는데도 일을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달라진 급여액을 보면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돈 들어갈 곳도 생각이 났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
4.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지금 일하는 곳은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퇴근 후에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다들 나름대로 사정을 가지고 있기에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일만 가지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찌 보면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으로 과거가 비추어집니다. 절대 잘난 척을 똑똑한 척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일을 하는 분들 중에는 과거에는 교수님이나 공직에 계셨던 분들도 계시니 잘난 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땀 흘리며 일하고 밥 먹으면서 반찬이 맛있네, 날씨가 좋네 그런 가벼운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질 수 있으니 과거를 잊고 현재에 적응을 해야 하루를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5. 재취업 한 달 나는 적응했을까?
신입직원 수습기간도 겪어 보았고, 이직 수습기간도 겪어 보았습니다. 경력직 수습기간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퇴직 후 재취업 수습 기간을 지나가는 과정입니다. 항상 새로운 곳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나이를 먹고 다시 시작하는 길이라 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퇴직 후 재취업에 필요한 마음가짐》
- 호칭이 변했지만 나라는 존재는 달라진 것이 없다. 내가 가지고 있던 호칭, 경력 등 모든 것은 퇴사와 동시에 반납했다
- 적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현실에 적응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 사람 사는 곳은 똑같다. 안면이 트이고 나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하다.
- 월급액수가 달라졌다. 기존 직업과 현재 직업의 역할이 변했으니 월급액은 지금의 내 역할에 적합하게 달라진 것이다.
- 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자. 몸을 쓰던 머리를 쓰던, 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내가 번돈으로 생활하는 것을 감사해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는 퇴직 전에는 중요했지만, 지금은 건강과 즐거운 하루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재 취업 수습기간 한 달을 하면서 복잡했던 머릿속 생각도 정리가 되고 현실을 좀 더 냉정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즐겁게 살아갈 것이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이래서 안돼, 저 일은 저래서 안 돼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고맙게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선택한 것이 최선의 답일까 하고 아직은 매일 생각하는 중입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재취업을 도전하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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