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역사/문화
저자 : 월리엄 보스트윅 / 박혜원 옮김
저는 술을 잘 마시는 편이 못됩니다. 한 잔만 마셔도 온몸이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서 많이 마셔봐야 맥주 1병 정도가 고작입니다.
얼마 안 되는 주량이지만 좋은 사람들과 혹은 빨갛게 변해버리는 외모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는 즐기는 편인데 가장 마음 편한 곳은 집에서 샤워 끝내고
취침 전에 마시는 것이 제일 좋아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다면 맥주나 술을 어느 정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에 확 이끌려서 읽은 책인데 첫 페이지를 읽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글자”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맥주의 역사나 제조법 같은 내용도 가득 실려있지만 저는 “글자” 자체에 시선이 먼저
쏠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가 “월스트리트 저널”과 스타일 잡지에 맥주 관련 글을 쓰시는 분이라서 그런가요?
맛에 대한 표현이 너무나도 다양하고 다채롭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똑같은 맛을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맛있다”로 끝났을 것을 어떻게 그렇게 많은 단어를
가지고 와서 맛 표현을 하는지, 정말 감탄을 하게 됩니다.
물론 많은 “동의어”를 사용한다고 저자가 머리말에서 언급을 하였지만 현란한 글에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글자”에 대한 부작용은 읽다 보면 책의 내용보다는 글자의 뜻을 짐작하고 이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 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의미를 곱씹다가 어디까지 읽었는지
잊어버리기도 하였습니다.
맥주 맛에 대한 감성적인 표현과 더불어 저자가 구분해 놓은 여덟 개의 주제에 맞춰
맥주가 만들어진 과정과 역사 그리고 감성적인 맛에 대한 표현까지 놓치지 않고
읽다 보면 맥주를 한잔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맥주만 마셔봐서 그런지 “3장 수도승”에서 “베스트블레테렌 12”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그 맛이 너무나도 궁금했습니다. ‘구운 바바나 숲’ ‘나뭇잎과 송로버섯’
도대체 이 맛이 어떤 맛인지 궁금증을 참기 힘들어 혹시 구매 가능한가? 검색을
해본결과 어럽지만 구입을 할 수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한번 구입해 시음을
해보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습니다.
저자의 맛 표현 능력에 감탄하며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많은 저에게 좋은
멘토가 될 것 같습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과하고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 놀라운
필력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장대하고 수없이 많은 동의어의 파도는 약간 조절해서 본받아야겠습니다.
“6장 애국자” 내용 중에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집에서 맥주를 만들었다는
내용과 레시피를 소개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맥주를 조금 만들려면 ……. 당밀을 3갤런 넣거나…. 그리고 양조한 그 주에 병입한다.”
조지 워싱턴이 맥주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가지는 않지만 레시피가 존재한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고대 이집트부터 시작해서 북유럽의 샤먼, 유럽의 수도승과 농부들 그리고 기업가,
정치인, 일반 시민들까지 인류의 역사 속에 맥주를 찾고 맛을 표현하며 직접 제조까지
도전한 저자의 맥주 사랑에 재미있고 좋은 사람들과 맥주 한잔 마실 때 지식을 뽐내볼
수도 있을 것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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