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안과 육안의 곳간

심안과 육안의 곳간

알고 있다는 착각 - 인류학자의 사고법

벤투작 2023. 6. 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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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질리언 테트 지음 / 문희경 옮김
 
'역시 사지'란 말을 모르는 한국인이 있을까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어떤 의미의 말인지 모두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역지사지 (易地思之)
「처지(處地)를 서로 바꾸어 생각한다.」는 뜻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
출전 : 맹자(孟子)

 
상대방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똑같은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을 것인가에 대해
동양에서는 과거부터 거론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에서는 이 '인류학'이라는 학문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류학 : 인간에 관해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

 
똑같은 문제라도 나라별, 인종별, 사회별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에 인류학자의 시선에서
현재를 바라보는 책 '알고 있다는 착각'을 읽어보았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나날이 균질화되어 가는 세계에 살고 있다. 혹은 인류학자
울프 한네르스의 표현으로는 '코카콜로니제이션(Coca-colonization)', 곧 미국화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최근에는 상업, 금융, 정보, 사람의 흐름이 지구촌 구석구석을
점점 더 긴밀히 연결하고 있다. 따라서 코카콜라 병 (혹은 컴퓨터 칩)과 같은 품목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인류학자 데이비드 하위스가 말한
"문화적 식민화"까지는 아니어도 "지구촌 균질화"를 초래한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상징과 개념, 이미지, 인공물이 전 세계로 이동하더라도 현지의 이용자들에게
창작자의 의도가 전달되기는커녕 반드시 같은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59, 60쪽 킷캣과 인텔의 인류학자들

 

세계에서 돈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들여다볼수록 점점 더 매료되었다. 나는 바튼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술과 인문학, 사회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돈과 도시가 지루하고
다소 더럽다고까지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돈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보지 못한다면 세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거예요."물론 돈의 세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돈이 세계를 '움직이는'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도 틀렸다.
"금융인들은 돈과 이윤 동기가 중력만큼이나 보편적인 법칙이라고 믿고 싶어 해요."
내가 바튼에게 말했다. "이미 정해진 것이고 철저히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죠.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금융인들이 하는 일에서도 문화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해요."
나는 두 가지 관점을 연결해서 돈과 문화를 동시에 연구할 수 있다면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122, 123쪽 금융인들이 묻지 않는 가장 단순한 질문

그리스펀도 2008년 말에 의회에서 이렇게 인정했다."(제 생각에) 결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인류학책을 읽고 싶어 한 것이다. 사실 그는 '문화'가 어떻게 경제 모형을
망쳤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141쪽 금융인들이 묻지 않는 가장 단순한 질문

 

서구의 소비자는 개인의 선택에 의해 움직인다는 인식 때문에, 흔히 심리학과 빅데이터의
통찰을 활용하여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개인이 온라인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알아보려는 추세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소비자들이(WEIRD의 이상에
따라) 전적으로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선택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소비자들은 환경에서 주어진 상징과 의식을 이용해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따라서 집단에 대한 충성도와 사회적 관계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정 정도는
남들이 만든 공간적 패턴 안에서 움직인다.

176쪽 서구인의 이상한 WEIRD 특성게 관한 이론

 

금융도 마찬가지다. 금융인들이 인류학 시야를 갖추면 금융기관 내부의 부족주의와
임금체계가 어떻게 리스크를 악화시키는지, '센스메이킹'이 시장과의 소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깨달을 것이다. 더불어 그들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이 남들은(거의) 공감하지 못하는 '유동성'과 '효율성'에 대한 집착을 어떻게
강화해 왔는지, 각종 추상적 모형에 대한 의존성으로 인해 그들이 시도하는 혁신이 실제
세계에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지금껏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305쪽 에필로그

 


 
지금까지는 접해 보지 못한 인류학이라는 분야에 관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 내용은
신선했지만, 내용은 난해하고 어려웠습니다. 솔직히 저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의미를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금융과 경제에 관한 부분은 평소 경제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비교적 작가의 생각을 유추할 수 있었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책을 다 읽고

글을 쓰기 위해 중요 부분을 표시해 놓은 곳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공부를 더 해야 겠습니다.)
 

 
다만, 경제 부분과 금융의 리스크가 커지는 현재 시점에서는 지금까지 시장을 이렇게 
끌고 간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이라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인류학이라는 학문과 필요성, 그리고 응용에 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어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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