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안과 육안의 곳간

도시 정글 생존기

역마살 이야기

벤투작 2023. 7. 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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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도시 정글 생존기 – 역마살
 
난 타고난 ‘역마살’ 있다.

역마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늘 이리저리 분주하게 떠돌아다니는 운명

 

여행의 맛은 새로운 경험인것 같다.



집에 혼자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하루 종일 집안에 있으려고 하면 갑갑하다. 
집안에서 하루 종일 있어도 괜찮다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시끌벅적 한 곳을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지나다닌 거리를 걷는 것도 좋아하지만, 새로운 길을 가보고, 스쳐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반복되는 일상이더라도 조금씩이라도 변화가 있어야지 똑 같이 
되풀이되면 싫증을 내고 대충대충 처리해 버린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좋아하고 여행 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새로운 곳을 갈때, 셀레임이 찾아 오는것이다.


 
이 정도 가지고 ‘역마살’이라고 단정하기 힘들 것 같다. ‘역마살’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항상 이리저리 이동하고, 이직도 많이 하고, 심하면 객사를 할 수도 있는 운명(팔자)라고 
옛 어르신들은 좋지 않은 시선으로 말하셨다.
 

팔자 사람의 한평생 운수를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시간을 간지(干支)로 
나타내면 여덟 글자가 되는데 이속에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간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 또는
 간(干)과 지(支)를 조합한 것

 
결혼 전까지는 이사를 꽤 많이 다녔다. 기억나는 시절부터 시작하면 손가락 10개 모두가 
세 번 정도 오므렸다 폈다를 해야 한다. 일 때문에 전국을 이리저리 돌아다녔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도 꽤 많이 옮겨 다녔다. 지금이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졌지만 
집안 어르신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매번 걱정하는 소리, 질책, 그리고 훈계를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의도로 말하셨겠지만 그 당시는 듣기 싫어서 그런 말이 
나올 만한 자리라고 생각되는 자리는 피했다.



 
그렇다고 변명을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더 좋은 기술이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옮겨 다니는 것이 뭐가 이상한 일이냐고, 직장을 옮겨 다녔지 직업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변명한다. 
 
지금 직장은 한참을 다니고 있다. 흔히 말하는 고인 물은 예전에 지났다. 장기 근무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1. 연봉 (평범한 직장인은 결코 월급으로 부자가 될 수 없다. 이건 빨리 깨달아야 한다.)
2. 승진 (대기업 아니고선 소규모 회사는 직급 올라야 좋은 것이 별로 없다. 어차피 
근무하는 사람수는 항상 똑같다. 그래도 대기업은 승진에서 밀리면 자의 반타의 반으로 
퇴사를 권유받지만 소규모 회사는 근무할 사람이 없어 퇴사의 압박은 없다. 어느 것이
좋은 걸까?)
 
내 경우는 연봉도 승진도 아닌 하는 업무가 내 성격과 잘 맞기 때문이다.
한 달에 최소 5일 최대 15일은 전국으로 출장을 다닌다. 섬만 빼놓고 어디든지 간다. 
출장지에서 현지인의 숨겨놓은 맛집을 찾는 요령에 대해서도 한참은 말을 해 줄 수 있다. 
출장이 일상인 업무가 타고난 역마살 기운과 잘 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주 서산 출장, 진국집 게국지를 맛보았다. 출장은 맛집 탐방을 빼 놓을 수 없다!!


 
출장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것을 부러워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돌아다니며 내 돈 안 들이고 관광지를 구경하고 (일이 끝나고 야간에, 출장 가서 한 번도 
해 떠있을 때 구경을 해본 적은 없다. 드라마에서 출장 가서 놀러 다니는 모습은 허구이다. 
출장과 연수를 핑계로 놀러 다니시는 분들의 세계는 경험하지 못해 모르겠다.) 
부족한 출장비 속에서 가성비 따지며 맛집 찾아다니고 이런 건 재미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과, 사랑하는 가족이 생기고, 흘러간 시간 비례해서 역마살의 기운은 
감소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좋은 곳을 구경해도 가족이 생각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생각이 난다. 
 



혈기 왕성할 때 세상을 구경하는 것을 가지고, 역마살이라도 말하거나 흉을 보던 시대는
끝나 가는 듯하다. 농경시대에는 농사를 안정적으로 짓기 위한 일손이 필요해서 돌아다니는 
것을 못 마땅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현재는 편리하고 빠른 교통과 통신, 그리고 급변하는 
정보와 기술이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면서 역마살이란 말은 부정의 이미지를 벗어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 의견이다. 변화에 적응을 잘할 수 있는 능력으로 역마살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상은 오늘도 출장으로 돌아다니는 나의 현실적 변명이다. 
따뜻한 계절 좋은 곳 구경 많이 다니시고 행복한 기억 남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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