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안과 육안의 곳간

퇴직과 재취업

장거리 출근, 퇴근 힘들다.

벤투작 2023. 10. 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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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출근길, 퇴근길 왕복 5시간 힘들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 통근시간 얼마나 걸리나요?
가장 이상적인 시간은 편도 30분으로 하루에 1시간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시던데...
 
나는 하루 24시간 중 5시간을 출근과 퇴근에 사용하는 나름 극강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평일에는 좋아하는 글을 쓰기 위해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핑계 아닌 핑계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일터는 가까워야 좋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이직을 하면서 나는 이 변하지 않는 진리에 정면으로 맞서 보았다.
아직은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승리를 했다고, 혹은 패배를 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사무실 도착 9시를 위해 집에서 6시 20분에는 나와야 한다. 조만간 새벽 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보통 가까운 곳으로 출근하시는 분들은 복잡한 버스나 지하철이 힘드실 텐데
일찍 출발하니 지하철역까지 가는 버스는 한적하다. 군데군데 비어있는 의자도 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6시 40분 전이다. 사람들은 꽤 있지만 승강장은
혼잡하지는 않다. 지하철에서 빈 의자를 찾아볼 수는 없지만 서서 갈 때 꽤 편한 자리들은
얼마든지 있기에 환승하는 곳까지 나름 안락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마음 편히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은 지하철 이동시간 밖에 없다.)
몇 정거장 지나서 7시 언저리쯤 되면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면서 혼잡해지지만
일찍 자리를 잡은 덕분에 신경 쓰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인데 리뷰까지는 힘드네요.


 
고속터미널 환승역에서 한번 밀물처럼 사람들이 빠지고 나면 비교적 쾌적한 환경이
되지만 나도 환승을 위해 논현역에서 내려야 한다. 
신분당선, 환승요금은 정말 살이 떨린다. 뚝뚝 떨어지는 잔액을 보면 두렵기도 하다.
(이제 이별하고 싶은 나의 체중이 요금처럼 뚝뚝 떨어졌으면 좋으련만)
 
요금은 두렵고 얄밉지만 신분당선이 없다면 난 지금의 회사로 이직을 포기했을 것이다. 
신분당선 비싼 요금만큼 빨리는 가는 것 같다. 시원하게 달려 도착한 환승역에서 또 한 번의
환승을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지하철 1대를 놓쳐도 지각은 하지 않을 정도의 여유를
두고 움직인다 어떤 일이 생길 수 알 수 없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내려 둘려 보면 참으로 새롭다. 산도 보이고. 들녘도 보이고 한적한 풍경이 보인다.
(그렇다 나는 지하철을 이용해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경기도에서 경기도로 서울을 가로질러서
출근을 한다. 이런 무모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내가 생각해도 한숨이 나온다.)
 
나는 회사 근처까지 왔다고 좋아할 때 반대쪽 승강장에는 사람들이 이제 출근을 위해 엉켜서
올라가는데 '저 사람들은 천국에서 사는구나' 생각한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8시쯤 되었으니
1시간 이내 혹은 1시간 30분 이내 일터가 있는 것이 아닌가 난 이미 1시간 30분을 넘게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환승하며 왔는데...
 

 
한적한 곳이다 지하철 근처로 큰 건물도 없고 개천과 개발 예정지만 있어서 썰렁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야 아파트도 상가도 꽤 보이지만 지하철 근처는 황량한 바람만 싸늘하게 
불어온다. 그래도 내리는 사람 타려고 오는 사람이 많으니 시간이 지나면 이곳도 꽤나 발전을
하겠구나 싶다.  (지금 이곳에 집이나 땅이라도 사야 하나.) 
 
회사에 까지 가는 버스는 지하철역에서 20~25분을 기다리면 온다  이것이 가장 큰 난관이다.
이 조그마한 마을버스를 놓치면 영락없는 지각이다. (간혹 큰 차가 배정되어 오는 날도 있어서
버스가 올 시간이 되면 눈을 크게 뜨고 번호를 봐야 한다.)
지루하게 기다리기 싫어서 시골 부모님께 전화를 한다. 이러쿵저러쿵 매일 살아가는 일상의
통화지만 매일 전화를 하는 착한 아들이라는 소리를 하신다. 
(버스도 기다리고 착한 아들 소리도 듣고 자투리 시간을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30분에 한 대 오는 버스다. 내리는 사람은 많아도 타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빈자리도 넉넉하다.
항상 타는 사람 몇 명만 탄다. 출근 한지 얼마 안 되는데 얼굴을 다 외울 정도다. 버스에 올라
공사로 울퉁불퉁한 길을 구불구불 달려간다. 왕복 2차선 사고 나면 걸어가는 것이 빠르다
정류장도 없는 공터 공사로 정류장이 없어지고 임의로 설정해 놓은  임시 정류장에 내린다.
길 건너 바로 앞에는 내가 좋아하는 산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검은색의 광택을 뽐내는
흑염소가 한 무리가 우리에서 이쪽을 바라본다. 멀리서 스멀스멀 풍겨오는 거름냄새 풀냄새,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난 어쩌면 회사까지 걸어가는 5분의 시간을 위해 이 먼 거리를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도 한다.
 
 

회사 주변에 밭에서



 
회사다. 출근 등록을 하면 8시 40~ 50분 나의 아침 출근 여행은 끝난다. 그리고 6시 퇴근 후 
저녁 퇴근 여행 시작까지 집중을 한다. 혹시나 일이 남으면 집에 가는 걸 포기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나에게 생각지도 못한 집중력을 부여해 준다. 생각지도 않았던 또 다른 능력을 
찾은 것 같아서 좋기도 하다.
 

 
저보다 더 오래 걸리는 분들도 계시겠죠. 얼마나 걸리시나요?

 

조만간 새벽 별을 보겠지요. 새벽에 본 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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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 있게 읽으셨다면 공감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새로운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댓글 및 구독자분들의 블로그에 방문을 못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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