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시 / 에세이
저자 : 지장 스님
코로나 이후 사회 전반에 활력이 떨어지고 경기침체가 밀어닥치면서 희망적인 소식보다는
답답하고 걱정스러운 소식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꽃은 우연히 피지 않습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입니다. 입적하시기 전 마지막 법회의
첫마디였습니다. 스님은 언제나 그렇듯 기백을 담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꽃은 우연히 피지 않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말을 듣은 순간,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고민이 해결되었습니다.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은 우연이지만, 사실 그런 변화가 일어나기까지는 보이지 않은
수많은 원인들이 쌓이고 쌓였을 것이며, 그 오랜 기다림에 순간의 변화를 위한 준비라는
깨달음입니다.
13,14쪽, 삶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생기는 일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동안 달리기에 관심을 가지고 시간이 날 때마다 달리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거리를 부담 없이 삼, 사십 분 달리는 걸로 만족을 했습니다. 달리다 보니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재미도 있도 무엇보다 달리는 동안의 쾌감에 몸이 불편한 날에도 달리기를 멈출 수 없게 되었고
두 시간을 넘게 달리는 날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날씨가 제법 쌀쌀한 날 몸이 불편한데도 달리기를 하고 나서 찾아온 통증에
받은 병원 검사 결과 좌골신경통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후 달리기는 그만두고 수년째 재활운동을
하고 나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이유 없이 생기는 일이 없다는 것처럼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한 무리한 운동이 건강을
악영향을 미치고 생각지도 못한 병을 얻게 하였습니다.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제가 원인을 만들고 그 뒷수습도 스스로 하는
것이 해야 한다는 지극히 정직한 원리를 배운 것 같습니다.
지장스님께서 법정스님의 꽃은 우연히 피지 않는다는 말씀에서 깨달음을 얻으셨듯이 저 또한
과거의 경험과 한 줄의 글에서 가르침을 얻는 것 같습니다.
지금 한 행동과 생각이 돌고 돌아 결국은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나에게 다시 돌아올 결과라면
이왕이면 예의 바르고 올바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 마음먹어봅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허락해 주십시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여유를
허락해 주십시오"
.... 중략....
"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도 주십시오"
75쪽, 기도의 시간
지장스님께서 평소 아시던 수녀님의 앉은뱅이책상 위에 놓인 수녀님의 지도문을 읽으신 거라
하셨습니다. 세상에는 자신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조언을 담은 글과 말이 많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타인에게 베풀고 사회에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말과 글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길지도 않은 글, 누구를 도와라, 베풀어라, 뭘 해라는 직접적인 표현도 강요도 없지만
바꾸는 용기, 받아들이는 여유, 구별할 줄 아는 지혜
이세가지 지혜를 원하시는 수녀님과 이 뜻을 이해하시는 스님 살면서 욕심부리고 살아가는
제 모습을 부끄럽게 만드는 글입니다.
행복이란 괴로움이 없는 상태라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행복하겠다며 욕심을
부립니다. 이것을 해야지, 저것을 가져야지, 또 무엇이 되어야지...
욕심을 채워가며 괴로움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욕심을 해결한다고 행복할 수 없습니다.
140쪽, 행복과 욕심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가 다친 것도 욕심입니다. 나를 바꾸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차지려고
하는 것도 욕심입니다. 욕심 생긴 것을 손에 넣는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말씀과 가르침 이것이
올바른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 또한 나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제 욕심은 남에게 피해 가지 않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주고 행복한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입니다.
다른 많은 평범한 사람들도 이 정도 욕심은 가지고 계시지 않나 짐작해 봅니다.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욕심을 부려도 되겠지요? 기껏 가르침을 얻는 글을 읽고
마음을 수양해야지 하면서도 완전히 욕심을 버리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명상은 미래의 행복을 기다리게 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행복할까를 고민하고,
지금 이 순간 여기서 행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서 행복해하지 않는
사람은 미래에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항상 행복을 기다릴 뿐입니다.
265쪽, 언제나 지금
지금 행복하고 미래에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이 모두 다르겠지만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행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행복을 위해 마음의 탑에 돌 한 조각을 쌓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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