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출근하기 싫은 날
어제도 간 곳을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가야 한다. 그날그날 하는 일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돌이켜 보면 거의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매일 소중한 나의 시간을 직장이라는
곳에서 흘러가 버린다.
위런 버핏은 2020년 모교 졸업식에서 말했다.
“ 처음부터 꼭 그런 직업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아무 직업에나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감동을 주는 회사가 아니라면,
존경스러운 사람이 없는 회사라면, 생계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서 적합한 평생
직업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 아침마다 출근하려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되는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나는 아침에 벌떡 일어난다! 다만 출근하려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새벽 운동을 하는 위해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운동을 하고 나면 출근하기 싫어진다.
한편으로 안심이 되는 것은 나만 출근하기 싫어한다는 것이 아니다.
월요일은 출근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특히나 겨울철 해도 뜨지 않은
시각에 출근하는데 비라도 내리는 날은 상상하기 싫다. 매서운 바람이 단단히 껴입은
옷 틈을 파고들고 조심조심 걸어도 금세 신발은 축축해진다.
추운 날 축축한 신발 이건 최악이다.
직장과 직업은 어떤 차이가 있나 설마 이걸 구분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직장 :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
직업 : 생활에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계속적 소득활동
평생직장은 이제 아련한 단어가 되었다. 직업인이라고 해야 맞는 이야기 아닐까?
아무튼 출근하기 싫은 날은 직장에 가서도 일하기 싫다 엉뚱한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쌓여있고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은 내일의 나에게 은근히 떠넘긴다.
그러면 언제 출근하기 싫을까?
일단 토요일, 일요일 정신없이 신나게 놀아 버린 후 맞는 월요일이 될 것 같다. 또 언제일까?
휴무가 연속적으로 붙어있는 황금연휴 끝은 어떨까? 이때 중요한 것은 휴무가 5일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틀 더 휴무가 있어야 9일 연속으로 쉴 수 있는데 못 쉰다는 아쉬움이 생겨야 한다.
물론 좋은 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그렇게 쉬기도 한다는데 난 이런 휴무를 쉬어본 적이 없어서
꿈만 같은 이야기이다.
그리고 또 언제일까? 소득 없는 무의미한 회의가 예정된 날도 출근하기 싫어진다. 주제와
관련 없는, 이루어지지도 않을 뜬구름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도 지겹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의 입장에서도 특정한 날 출근하기 싫은 날들이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햇볕이 따뜻하게 보이는 날이 출근하기 싫다. 놀고 싶다.
그럼에도 직장에 얽매이고 직업적 약속에 얽매인 우리는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입장이 아닐까? 물론 급여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오늘은
급여 이야기는 그만두고 그냥 출근하기 싫은 날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고 싶다.
정말 출근하기 싫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일단 통장을 본다. 의욕이 아니라 압박감에 엉덩이가 공중부양하듯 떠오르지만 어깨는 쳐진다.
아! 속도 터진다. 또 다른 방법으로 이건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지만 신나게 욕 한번 하고
일어난다. 대상은 누구냐고 물어보지 말자 그냥 꼴 보기 싫은 사람이라고 하자 !!
음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아직 미혼자는 사내연애를 해도 좋지 않을까? 이건 아마도 출근은
해도 일을 안될 듯싶다.
출근하기 싫은 이유는 수없이 많을 것 같다. 출근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는 나의 개인적 생각으로
80% 이상의 사람은 통장을 보면 극복(?)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회사 합격 통지를 받고 다음날부터 출근하기 싫다는 말도 있는데 언제쯤 버핏이 말대로 출근하고 싶어지는
날이 올지 그런 날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출근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운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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